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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 우애` 당부한 유언장에…효성 차남 조현문 ˝납득 어려운 부분있다˝

김형오박사 2024. 5. 20. 14:32

`형제간 우애` 당부한 유언장에…효성 차남 조현문 ˝납득 어려운 부분있다˝

효성 형제의 난 일어날 듯...

2024년 05월 16일 [옴부즈맨뉴스] 

 


                                      ↑↑ 왼쪽부터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김종수 경제부취재본부장 = 지난 3월 별세한 고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형제간 우애’를 당부하는 유언을 남겼지만, 형제간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유언장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조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유언장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다.

16일 조 전 부사장은 법률 대리인단을 통해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상당한 확인 및 검토가 필요한바 현재로써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선친께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음에도 아직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채 형사재판에서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고, 또한 지난 장례에서 상주로 아버님을 보내드리지 못하게 내쫓은 형제들의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형인 조현준 효성 회장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효성 관계자는 “형제간 우애와 유류분 이상을 나눠주라는 아버지 유언이 언론에 공개되자 이를 왜곡시켜서 본인의 형사재판에 활용하려는 것 같아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은 10여 년동안 고소‧고발을 이어오고 있다.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이나 동생인 조 부회장보다 늦은 2000년 경영에 참여했다. 2013년 회사를 떠나면서 보유주식(7%)을 모두 팔았고 이때부터 아버지‧형‧동생을 상대로 수십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가족과 의절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조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때 조문객으로 빈소를 방문해 5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사진 = 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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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명예회장이 유언장을 통해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天倫)”이라며 “형은 형이고 동생은 동생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지켜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같은 형제간 갈등 때문이다. 조 명예회장은 본인 몫의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 주식 등을 상속하면서 조 전 부사장에게 유류분(직계비속의 경우 상속재산 몫의 50%) 이상을 물려주라고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조 전 부사장이 현재 조 회장이 진행 중인 소송 취하와 법정 상속분 수준의 상속을 원하는 것으로 본다. 조 회장은 2017년 조 전 부사장이 아버지와 본인을 상대로 비상장주식 고가 매입 요구 등을 강요했다며 강요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2022년 불구속기소했고 현재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조 전 부사장이 유언장의 상속분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법정 상속분대로라면 어머니인 송광자 여사와 아들 3명이 각각 1.5대 1대 1대 1 비율로 지분을 물려받게 된다. 

유언대로 상속 재산을 나누는 것보다 법정 상속분을 기준으로 나눌 때 조 전 부사장이 받을 상속재산이 더 많을 수 있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 지분 10.14%를 비롯해 효성중공업 10.55%, 효성첨단소재 10.32%, 효성티앤씨 9.09% 등을 보유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