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암행어사 '디카 신문고'
2004.09.16일목 17:53 입력
불의의 현장을 목격했거나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혹은 거대한 단체나 기업의 횡포를 맞닥뜨린 경우 힘없는 개인이라는 이유로 참아야했던 시대는 지났다.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 그리고 네티즌의 힘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의 '디카신문고' 갤러리는 이같은 네티즌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위험물이나 환경파괴물 등을 비롯 잘못된 정책이나 제도 등 다양한 사건과 현상에 대한 고발이 가능한 곳이다.
'디카신문고'는 단순히 네티즌들의 의견을 듣거나 사건과 현상을 알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시민단체인 '시민옴브즈맨공동체(www.c-min.com)'와 연계해 해당 관청이나 업체를 상대로 시정조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증거사진과 많은 네티즌의 동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시민옴브즈맨공동체'의 관계자는 '옴부즈맨'이라는 아이디로 디시인사이드의 '디카신문고'와 '시민옴브즈맨공동체' 사이트를 오가며 급한 시정조치가 필요한 사건들을 결정하고 네티즌의 해당 게시물에 친절하게 답변을 달아준다. '디카신문고'의 특징은 단순한 고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이미 해당 관청이나 업체에 시정을 요구해 해결을 본 사건도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네티즌이 한 제조사의 빙과류에서 체모가 발견된 것을 '디카신문고'를 통해 제보했다. 이에 옴부즈맨 사이트에서는 해당 회사에 직원 위생교육과 사회봉사를 요구했다. 이에 해당 제조사는 사회봉사활동을 실행에 옮기고 결식아동과 독거노인을 도울 성금을 내 놓았다. 네티즌의 고발이 업체의 행동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개봉하지 않은 생수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사진이 올라오자 '시민옴브즈맨공동체'는 해당업체측에 연락해 수질검사표와 당사자에게 보상 그리고 사회복지단체 기부 등을 요구했다. 현재 업체로부터 수질검사표를 받아 사이트에 게재했고 당사자 보상은 진행중인 상태.
'디카신문고'는 주로 사진을 통해 고발이 이뤄지지만 꼭 사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불합리한 일을 당했을 때 얼마든지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한 네티즌은 구입한 불량휴대폰을 환불받으려 했지만 5만~6만원의 손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알고 '디카신문고'에 글을 올렸다. 이에 '옴부즈맨'이 휴대폰 제조업체에 연락을 취해 적절한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를 찾도록 도와주는 다리 역할을 한 것이다. 신호등 고장이나 불법주차 등 다수의 시민이 불편을 입는 사항들 역시 디카 신문고의 단골 소재다. 이 경우에도 역시 '옴부즈맨'이 해당 관청에 민원을 제기해 잘못이 시정되도록 조치를 취해준다.
처음 '디카신문고'는 디시인사이드의 '폐인'들의 성향과 맞지 않아 외면을 당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매일 꾸준하게 '고발' 게시물이 업데이트 되고 있다. 네티즌 스스로 '디카신문고'를 통해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으로 형성된 자신들의 힘이 '사회'를 바꾸는 하나의 요소가 됐음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함정선 mint@inews24.com - 2004년 9월 16일(목) 오후 5:45 [Inew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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