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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략에 희생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여야 협치로 다시 시작하자

김형오박사 2026. 3. 3. 14:09

[기고] 정략에 희생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여야 협치로 다시 시작하자

2026년 02월 27일 [옴부즈맨뉴스] 




↑↑ 대전광역시의원 김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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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과 충남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끝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다가오는 전국동시지방선거 이전에 통합 자치단체를 출범시키려던 당초의 로드맵은 사실상 무산되었다.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고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충청권이 야심 차게 추진했던 구상이 중대한 암초를 만난 것이다. 통합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 작금의 상황에 깊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 구역 결합이 아니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라는 위기 속에서, 대전의 연구 개발 인프라와 충남의 제조업 기반을 융합해 자생력 있는 경제 권역을 창출하려는 생존 전략이다.

광역 교통망을 구축하고 중복 행정 비용을 절감하며, 중앙정부로부터 더 많은 권한과 재정을 이양받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선도할 가장 확실한 대안이었다.

그러나 중대한 미래 비전이 가로막힌 원인은 뼈아프게도 내부의 정치적 셈법에 있었다.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자치단체장들과 지방의원들의 격렬한 반대가 특별법 통과 무산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겉으로는 의견 수렴 부족 등 절차적 아쉬움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면에는 기득권 축소 우려와 선거를 의식한 당파적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대국적인 지역 발전보다 근시안적 유불리가 우선시된 것이다.

민주당은 균형 발전과 분권 강화를 철학으로 삼아왔기에 당론을 떠나 행정통합에 지지를 보내왔다. 대승적 차원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해야 할 시점에, 대안 없는 반대와 정치적 공세로 지역의 성장판을 닫아버린 행태는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통합의 지연은 곧 균형 발전의 지연이며, 그로 인한 막대한 기회비용과 피해는 고스란히 시도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명확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시민의 삶과 직결된 메가시티 구축이라는 중차대한 과제가 결코 특정 정치 집단의 전유물이나 선거용 쟁점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통합을 반대했던 국민의힘 인사들은 반대 그 자체에 매몰되어, 대전과 충남이 당면한 지역 소멸의 위기를 타개할 어떠한 실효성 있는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광역 연대와 협력이 필수가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기득권 유지에 급급해 통합의 불씨를 꺼뜨린 이들의 책임은 참으로 무겁다.

무산된 특별법 속에는 대전 시민과 충남 도민이 누렸어야 할 막대한 국비 지원과 특례 권한이 담겨 있었다. 이를 걷어찬 것은 결국 지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걷어찬 것과 다름없다.

비록 첫 번째 로드맵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행정통합의 불씨를 이대로 꺼뜨릴 수는 없다.

이제는 여야가 정파적 이익과 선거의 유불리를 모두 내려놓고, 오직 대전 시민과 충남 도민의 압도적인 이익만을 바라보며 진정성 있는 협치에 나서야 할 때다.

국토 균형 발전과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과제 앞에서는 여당과 야당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무조건적인 반대 목소리를 높였던 국민의힘 인사들도 이제 소모적인 정쟁을 거두고, 충청권의 영속적인 번영을 위한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새로운 통합 로드맵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내 주장만 옳다고 몽니를 부릴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수준의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도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전과 충남이 하나 되어 대한민국을 이끄는 강력한 메가시티로 도약하는 그날을 위해 다시 신발 끈을 고쳐 맬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