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김우일 박사 칼럼]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로 겪은 세 번의 비행기 사고를 회고하며...
2025년 02월 05일 [옴부즈맨뉴스]
↑↑ 본지 주필 겸 대우M&A 대표 김우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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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비상계엄과 곧 이은 해제, 그리고 뒤따른 탄핵정국으로 온 국민들의 불안한 틈새에 터진 무안공항의 비행기 대참사는 또 한 번 전 국민의 가슴을 더욱 멍들게 만들었다.
필자는 이 비행기사고를 보고 금방 머리에 떠오른 것이 바로 필자가 다녔던 대우그룹의 상징인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90년대 대우그룹 창업자인 고 김우중 회장이 쓴 자서전 형태의 실록이다. 무려 국내서만 1000만부 이상 팔렸고 해외서는 10개 국어로 번역 출간돼 가히 글로벌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대우그룹은 필자가 입사한 1976년도만 해도 미주, 유럽, 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의 수단,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과 남미의 브라질, 에콰도르 등 세계 각지에 100여 개 이상의 지사 및 법인을 두어 세계경영에 몰두했다.
그 연유로 고 김우중 회장은 1년 365일 중 200일 이상을 해외개척의 강행군을 했고, 더불어 직원들도 많은 기간을 세계 각지로 출장을 보냈었다. 필자도 그룹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에 근무한 관계로 많은 일정을 해외서 보내는 일이 잦았고, 그 까닭에 해외에서 터진 비행기 사고에는 빠짐없이 대우직원들이 그 참사에 동반돼 희생되었다. 그 세 번의 사고를 회상해보고 그때 사망한 직원들과 이번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해보고 싶다.
첫 번째는 1978년 파리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902편으로 소련 영공을 실수로 침범해 소련전투기에 격추당했고, 승객 두 명이 사망했다. 피해자 두 명 모두 동체를 뚫고 온 기관포탄이 머리를 관통했는데 이 중 한 명은 일본인이고 다른 한 명은 대우건설 방태환 차장이었다. 필자의 서울고 선배인 관계로 필자가 조서를 작성한 기억이 생생하다.
두 번째는 1987년 이라크 사담 출발, 아부다비 경유 대한항공 858편으로 북한 공작원에 의해 인도양 상공에서 공중폭파된 사건으로 탑승 인원 115명 전원 사망했다. 이 사고는 88년 서울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한 북한의 소행으로 국제적으로 많은 논쟁을 일으켰다. 이때 경유지인 아부다비에서 공사수주계약을 체결하고 비행기를 탄 대우직원들 11명이 고스란히 목숨을 잃었다. 대우건설 부사장 이하 임원 3명과 간부급 8명이었다.
이 사건에서 특히 잊을 수 없는 일이 두 개 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필자의 서울고 동기이며 서울대 전체 수석입학을 한 한석 과장인데, 늦게 결혼한 이 친구는 결혼한 지 3개월 밖에 안 된 신혼 초임에도 워낙 독일어에 능통해 수주팀에 전격 동참 된 까닭에 애통하기 그지없었다. 독일어 경시대회서 일등을 놓치지 않은 그를 회장이 눈여겨봐 전격 채용한 인재였다. 필자도 이 팀에 합류하여 수속을 마쳤지만 갑작스런 회장의 다른 지시로 방향을 바꾸어 일본으로 간 까닭에 그 재난을 피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1989년 서울 출발 대한항공 803편인데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착륙을 시도하다가 추락하여 탑승객 72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리비아에서 수많은 해외공사를 수주, 건설하던 대우건설의 직원 및 기능공 32명이 사망하였다.
필자도 사하라사막의 도로 현장 10여 개를 현장 감사하러 이 비행기를 탔던 관계로 그 충격으로 온몸에 타박상을 입어 상당한 기간동안 가료를 했다. 아픈 타박상에도 귀국하지 않고 사하라사막의 도로 현장 10여 개를 현장 감사하며 누볐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 와중에 사하라사막의 촌락에 파견 지원했던 북한 병원 인공기가 눈에 띄었던 기억은 그야말로 같은 동포로서 감동의 해후였다(북한 김일성과 리비아 카다피는 의형제를 맺어 상호지원하였다).
세계를 누비며 돌아다녀야 하는 운명은 그 지척에서 슬며시 기다리며 다가오는 재난을 안고 더불어 가야 하는 운명이다.
이 운명을 감수하고 세계를 누비는 코리아의 저력은 남다르다. 재난에는 under control과 beyond control이 있다. 상기 세 개의 사고는 under control이라 인재이며, 이번 무안사고는 아마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beyond control인 것 같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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