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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의왕 = 옴부즈맨뉴스】이진윤 기자 = 5년을 끌어 왔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4일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어 결국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사법정의가 이 땅에서 죽었기 때문에 그 장례식에 가기위해 상복을 입었다"며 이날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검은색 옷을 입고 나타났다. 그는 또 자신을 배웅하러 나온 당 지도부와 당원, 지지자들에게 "죽은 사법정의를 살려 내달라고 부탁드린다. 저는 결백하다. 그래서 당당하다. 울지 않겠다. 굴복하지 않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서울구치소 앞에서 한 전 총리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던 도중에는 눈물을 훔치며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겠다. 나는 안에서, 여러분은 밖에서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어내자"고 제안을 하는 여유도 보였다.
그는 형이 확정된 다 다음 날인 지난 22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참배한 것을 되새기며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지키기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는 말을 평소 했다며 "그 목소리가 쟁쟁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잠든 너럭바위에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조직된 시민의 힘이라고 적혀있었다"며 "그것이 제 마음에 새겨지는 듯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전 총리는 상당히 충혈되고, 피곤해 보였으며 애써 미소를 보이기도 했으나 왠지 상기된 표정으로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여기 함께 모인 여러분들의 체온과 위로를 느끼면서 들어가겠다"며 "이 어려운 시대에 조용한 휴식처로 들어가서 쉬게 될 것이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이종걸 원내대표는 "한 전 총리는 반(反)평화 반 경제 반 민생 반 민주주의의 상황을 뒤로 하고 들어가는 것이 안타깝고 죄스럽다고 했지만 우리는 사법정의가 땅에 떨어지고 법이 정의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힘이 돼 주지 못하는 이 사회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앞에 뒀다"고 말했다.
구치소에 들어가기 직전 한 전 총리는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싸우겠다"며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 건강하게 잘 다녀오겠다. 한명숙을 잊지 말아 달라" 고 당부했고, 이 원내대표는 "정의의 칼날이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힘써 싸우겠다"며 "한 전 총리 돌아온 날 떳떳할 수 있도록 싸우겠다. 한 전 총리는 영원히 가는 것이 아니고, 굴복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한 전 총리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들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참배 때와는 달리 문제인 대표 등 당 수뇌부는 보이지 않았으나 노사모계와 지난 공천에서 도움을 받았던 20여명의 새정련 국회의원들과 야권 정치인, 지지자 등 100여명이 한 전 총리를 배웅했다.
지난 2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판결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에게 당초 21일 오후 2시까지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나 서울구치소로 나올 것을 요구했으나 한 전 총리로부터 주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고 형 집행을 24일로 연기했다.
한 전 총리는 재야운동권출신으로 3선(16·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대표적인 여성정치인이다.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9년 체제 비판적인 이념서적을 학습·유포한 크리스찬 아카데미 사건으로 2년여 동안 구속수감 되기도 했다. 김대중정부 당시 여성부 장관(2001~2003년), 노무현정부 당시 환경부 장관(2003~2004)에 이어 대한민국 첫 여성 국무총리를 지냈다.
한 전 총리가 구속되므로 인해 최초의 여성국무총리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고, 신선하고 청렴을 주장해 온 야권의 정체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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