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옴부즈맨총연맹/옴부즈맨활동

김형오 고양시장 예비후보-[민원해결Story] 1억원이 150만원으로

김형오박사 2014. 3. 20. 15:29
1억 원이 150만원으로

 

 

 

장애 1급인 민원인 장 모 씨가 거동이 몹시도 불편한 몸으로 남루한 옷차림으로 어느 날 사무실을 느닷없이 찾아와 눈물을 글썽이며, 내 앞에서 사연을 이야기하며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저는 충청도 당진이 고향으로 5대째 거기서 살아오면서, 그곳에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문중 종중산이 있는데, S구청에서 하천점용료가 체납되었다는 이유로 이 땅에 압류하더니 급기야 경매를 하겠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저는 거동이 불편하여 이곳 양재천 언저리에 천막을 치고 개를 사육하며 근근이 끼니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너무도 앞이 캄캄합니다. 더구나 조상이 오래도록 지켜오던 문중 산을 장자인 제가 한꺼번에 날려버린다 생각을 하니 너무나 기가 막혀 죽고 싶은 심정뿐입니다. 그래서 목숨을 끊을 생각으로 한강 다리를 몇 번이나 갔습니다만, 살아계시는 노모를 생각해서 도저히 목숨을 끊지 못하고 김 박사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제가 찾아왔습니다.”

 

이 민원인은 내 손을 붙들고 하소연하며 눈물을 흘리며 도와달라고 통 사정을 하기에 나는 민원인에게 다시 물었다.

 

어떻게 해서 그 지경까지 간 것입니까?”

 

그것은 제가 서초 양재천에 하천을 막아 개를 사육하며 겨우 연명하며 살면서 예전에는 구청 담당자들이 찾아오면 사정하면서 용돈을 주었는데, 어느 날 바뀐 담당자가 찾아와 무리하게 돈을 요구하여 마침 수중에 가진 돈이 없어 사정만 하고 돌려보냈습니다. 그래서 모든 일이 잘된 줄만 알았는데, 나중에 뜻밖에 하천점용료 부과 고지서를 받고 너무도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몇 십만 원 불과한 점용료가 거의 천만 원 가까이 부과가 되니 저는 깜박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전처럼 몇 십만 원이면 어떻게 해서든지 내겠지만, 천만 원이라는 돈을 도저히 마련할 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몇 년 동안을 체납했더니, 이렇게 체납금이 1억 원 가까이 불어 그 돈을 낼만한 여력이 전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결국 장기체납을 하는 바람에 시골에 있는 문중 땅에 압류가 들어오더니 그 후 경매통지가 저한테 날아든 것입니다. 이러니 내가 너무나 억울해 어떻게 살겠습니까? 김 박사님께서 제가 살길이 있으면 저를 도와주시면 정말로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민원인의 요지를 모두 듣고 부과 금액으로만 봐도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순간 모순과 싸워야 하는 것이 나의 사명임을 알기에 관련법을 뒤지며 민원을 하나씩 해부하기 시작했다.

 

관련법에는 하천부지에 점용료를 산정함에 있어서 공시지가가 없는 경우 인접한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를 인용하게 되어 있으며, 인접 토지가 2필지 이상이면 각 필지 가격의 산술평균으로 산정하도록 하고, 도로점용지에 인접한 토지가 유일한 경우에는 당해 토지를 기준으로 공시지가를 적용하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민원인과 함께 현장을 직접 가서 보았더니 인근 모두가 하천이나 쓸모없는 폐천부지로 가치가 없는 땅뿐이고, 가치가 있는 곳은 좀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하나로 마트뿐이었다. 순간 나는 구청직원이 시장부지인 하나로 마트의 공시지가를 하천부지 점용료를 매기는데 적용했을 거라는 판단이 얼핏 떠올려졌다.

 

그래서 사무실에 다시 돌아와서 S구청에 확인을 한바 이는 내가 생각한 그대로 사실로 드러나고 말았다. 나는 구두로 시정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순순히 자기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시정요구를 들어줄 이유가 없다며 거절을 한 것이다. 이에 나는 서울시청 시민감사관실에 민원을 넘겨 보내 조사하도록 협조를 구하는 한편 S구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민원이 제기된 지 3개월 후에 정정 부과 고지서가 다시 민원인 집에 발부되었고, 서울시청으로부터 처리결과 공문이 사무실로 날아들었다. 무려 1억 원의 하천점용료가 불과 150만 원으로 정정된 것이다.

 

민원인 장 모 씨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부인과 함께 찾아와서 나를 부둥켜안고 닭똥 같은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이 부부가 우는 바람에 나도 따라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렇게 해서 시민옴부즈맨공동체의 첫 작품이 나온 셈이다. 이 사건은 얼마 후 우리 단체 소개와 함께 텔레비전에 소개되었다.

 

그런데 이 민원인은 여름만 되면 개소주를 내어 나도 몰래 우리 식당에다 가져다 놓으면서 반드시 쪽지를 남겼는데 대표님이 건강하셔야 이토록 좋은 일을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그때마다 보내준 개소주를 거리에서 폐 상자를 주워 파시는 할아버지에게 매년 전해 드렸다. 이를 받으시는 할아버지의 천진한 웃음을 보면 나는 보람이 넘치고 행복했다.

                           -고양시장 예비후보 김형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