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뉴스

“아시아·한국 여성 최초, 역대 121번째”…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김형오박사 2024. 10. 11. 14:38

“아시아·한국 여성 최초, 역대 121번째”…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아제 아제 바라아제' 집필한 소설가 한승원의 딸
경기도 교육청 ‘채식주의자’ 유해서적 분류 뭇매

2024년 10월 11일 [옴부즈맨뉴스] 

 

                                 ↑↑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한국·아시아 여성 최초로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우중화 취재본부장 =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부연했다.

한강의 이번 수상은 한국인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며, 여성 작가로는 역대 18번째다.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최초다.

또 아시아 국가 출신 작가로는 지난 2012년 중국의 모옌 이후 두 번째 수상이다.

노벨 문학상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이 밝힌 선정 기준에 따라 “문학 분야에서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생산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1901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117번째 시상을 했으며, 그동안 121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국적은 프랑스가 16명으로 가장 많으며, 미국 13명, 영국 12명, 스웨덴 8명, 독일 8명 등으로 대부분 미국과 유럽권 작가들이 수상해 왔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인도 3명, 일본 2명, 중국 1명에 이어 한국이 1명의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건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난 한강은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을 집필한 소설가 한승원의 딸이다.

한강은 소설가로 이름을 알리긴 했지만, 시로 등단한 작가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당선된 이후, 이듬해 서울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돼 소설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25살이던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펴낸 한강의 대표작으로는 '내 여자의 열매',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몽고반점' 등이 있다.

몽고반점은 '채식주의자'라는 연작 소설집에 수록돼 있는데, '채식주의자'는 지난 2010년 2월 영화로 제작돼 개봉되기도 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980년 5·18민주화운동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바로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에서다.

한강은 서울로 이사한 뒤 아버지 한승원이 보여준 1980년 5월 광주에서 학살된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을 보며,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13살 때 본 그 사진첩은 내가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 비밀스러운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간직해온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세 번째 장편 '채식주의자'부터 탐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강은 채식주의자로 영국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대산문화재단의 번역 지원을 통해 '채식주의자'가 영국 문학 시장에 출판됐고, 이후 2016년 5월 17일 한강은 오르한 파묵, 옌롄커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을 제치고 아시아 최초로 영국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다.

이후 2017년 소설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며 맨부커상에 이은 또 한 번의 '한국인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렇듯 한강 작가의 작품이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와 있지만 보수 교육감(임태희 교육감)에 당선된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지난해 5.18 소재로 다룬 한강의 명작 ‘채식주의자’를 유해서적으로 분류하여 구매를 금지시켜 이런 이념적 편협한 조치에 대하여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