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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사없는 응급실에 공보의·군의관 돌려막기하며 정부가 눈속임하고 있다.˝

김형오박사 2024. 9. 4. 13:39
안철수 ˝의사없는 응급실에 공보의·군의관 돌려막기하며 정부가 눈속임하고 있다.˝
"응급실 심각치 않다? 현실호도 다름없어
'붕괴상황 아니'란 복지부 차관 말 누가 믿겠나"
"응급실 '문 열면 끝' 아냐, 반나절이라도 가봐라“
”준비된 현장만 찾고 대통령 보고하지 말고"
“의대 내년 증원분부터 유예, 과학적 산출 촉구”
2024년 09월 03일 [옴부즈맨뉴스] 

↑↑ 여당의 안철수 의원이 의료대란 관련 윤 정부의 의료정책을 무섭게 비판하고 나섰다.(사진 = 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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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옴부즈맨뉴스] 허정일 취재본부장 = 윤석열 정부의 의대 대폭증원 등 정책 강행, 의료공백에 경고해 온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응급실 대란에 '일부 어려움은 있지만 붕괴할 상황은 아니'라는 박민수 복지부 차관의 말을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총 235명 공중보건의·군의관 차출 조치에도 "돌려막기와 눈속임"이라고 정부를 직격했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금 맘카페에선 아이가 휴일에 갑자기 아프면 어떻게 할지 각종 팁이 공유되고 있다. 아이를 받을 병원이 없어 구급차에서 발을 동동 구른 안타까운 사연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도 응급실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호도에 다름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 관계자들은 우선 반나절이라도 응급실에 있거나, 아니면 당장 구급차부터 타보기 바란다. '잘 준비된 현장'만 방문하거나 '설정사진' 찍고서 '문제 없다'고 대통령실에 보고해선 안 된다"며 "어제 응급실 현황 관련 정부 발표에는 '숫자'만 있을 뿐 국민의 고통과 현장의 어려움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특히 "'409개의 응급실 중 99%는 24시간 운용 중이고, 전공의 이탈로 평상시 대비 73.4% 수준으로, 응급실 위기 상황은 아니'라지만, 응급실 문이 열려 있고 병상이 비었다고 진료가 가능한 건 아니다"며 "치료할 의사가 없다. 지난 2월 전공의 이탈 이후 누적된 피로로 응급실 의료진이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라고 경고했다.

안 의원은 "9월1일 기준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 안되는 곳이 14군데, '영유아 장폐색 시술' 안되는 곳이 24개인데 이것이 정상인가.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이미 지친 응급실 의료진 상당수는 사직서를 품고 있고, 이미 제출한 숫자도 적지 않다"며 "추석 연휴를 넘기더라도 응급실 의료진이 언제까지 버틸지"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대로면 응급실과 의료체계는 붕괴할 수 밖에 없다. 지난 2일 발표한 정부 대책은 한마디로 돌려막기와 눈속임이다"며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올리고, 235명의 군의관과 공보의를 현장에 배치한다'고 한다. 안보를 함께 책임지는 군의관과 지역의료 담당 공보의를 빼내는 건 새 의료공백을 만드는 전형적인 돌려막기"라고 직격했다.

특히 "게다가 수련·전공의 과정이거나 마친 군의관, 의대 졸업자가 대상인 공보의를 데려오더라도 수련이 되어 있지 않기에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 국민의 생명을 두고 이렇게 날림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며 "정부가 필수의료에 10조를 투입한다는데, '왜 필수의료부터 무너지고 있는지' 국민은 궁금할 따름"이라고 했다.


↑↑ 지난 9월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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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정부는 '숫자로 상황을 왜곡하고 국민을 현혹시키는' 탁상공론을 멈춰야 한다. 지금의 의료붕괴는 숨길래야 숨길 수 없으며, 이대로면 막을 수 없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KBS라디오 '고성국의 전격시사'에서도 "응급환자가 응급실에 가 빠른 시간 내 처치를 받고 입원·치료하는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는 게 문제"라고 했다.

안 의원은 "추석 때 비상진료를 한다지만, 현재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고 전문의 내지 대학교수들만 당직을 계속 서고 있다 보면 이분들이 지칠 것 아닌가. 지금 급속도로 사직서를 내고 있어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책임있는 대통령실 고위급이나 장·차관 정부관계자들이 응급실에 반나절이라도 상주해 보라"고 제안했다.

이어 "그냥 가서 '응급실 문이 열렸구나'하고 돌아가시면 그게 현상 파악이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정부에 촉구할 대책으론 "의대생·전공의를 우선 돌아오게 하는 게 굉장히 급하다"며 의대 정원(기존 연 3058명) 2025학년도 1509명 증원부터 유예하고 공론화위를 구성, 공신력있는 기관 등을 통한 의대 증원규모 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그러지 않으면 일어날 사태는 정해져 있다"며 응급실 셧다운과 지방의료원 도산 외에도 "의대본과 4학년들이 의사 국가고시를 안 보면 1년에 3000명 신규 의사가 나오지 않고 전문의 시험 통과자 2800명도 안 나온다. 내년 인턴(수련의) 갈 사람도 없고 지방 보건소 공보의와 군의관 갈 사람도 없다. 복구에 4~5년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내년 의사 배출 차질만으로도 수년간 복구가 필요하고 "그동안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들이 거의 다 붕괴 된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제일 큰 피해자가 국민이고 이건 정부도 의료계도 원치 않으니까 협상 테이블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정부 입장도 고려한 듯 "반드시 증원은 한다고 약속한 다음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