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게재③] 실전(實戰)기자학 - 언론의 ‘힘’에 있어서 남용과 오용은 독(毒)
2026년 01월 23일 [옴부즈맨뉴스]

↑↑ 옴부즈맨뉴스 박철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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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선용(善用)할 때 비로소 참다운 가치를 지닌다. 힘의 남용(濫用)이나 오용(誤用)은 독(毒)이며, 자칫 자기 파멸의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세도가(勢道家)들의 몰락은 자신에게 부여된 ‘힘’을 잘 못쓰거나 지나치게 과신한 때문이었다. 그래서 ‘힘’과 ‘지혜’는 짝을 이룬다고들 한다. ‘힘’을 잘 못 쓰면 얼마든지 패가망신(敗家亡身)하거나 자멸하게 된다는 걸 깨달아 아는 것, 바로 그것이 지혜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힘’을 지니게 되면 이를 마구 휘둘러보고 싶어 한다. 그럴 때마다 자기도취에 빠지게 되고 결국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국민들은 언론을 국가권력의 제4부(部)로 높여 부르고 있다.
그렇게 높여 칭송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유는 간단하면서도 명료하다. 국민을 대신하여 옳은 말을 하고, 옳은 글을 쓰며, 옳은 생각을 해달라는 간절한 소망 때문이다. 그러한 이치를 깨달아 안다면 언론인들은 자신들에게 부여된 ‘힘’을 국민을 위해 써야함은 당연한 일이다.
구한말 때인 1896년, 우리나라 첫 민영 일간지 ‘독립신문’이 창간된 것은 그 보다 한 발 앞서 일제(日帝)에 의해 발간된 어용(御用)신문인 ‘한성신보’의 왜곡된 ‘힘’의 오용에 항거하기 위한 우리 민족의 최대한의 항거요 ‘힘’의 결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역부족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오직 민족의 숙원인 ‘독립’을 위해 용감하게 펜을 들었던 것이다. 언론의 ‘참다운 힘’을 만방에 과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5,16군사혁명으로 군부독재가 한창 ‘막강한 힘’을 보도(寶刀)인양 마구 휘두를 당시, 수많은 언론인들이 상상조차하기 힘든 억압을 받았다. 상당수의 기자들과 논객들이 소위 ‘남산’으로 일컬어지던 정보부에 끌려가 온갖 고초를 당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언론인들은 “펜을 꺾느니 차라리 옥고(獄苦) 치르겠다”며 목숨을 내어 놓기도 했었다.
군부독재의 그릇된 ‘힘의 남용’과 당시의 언론과 기자들의 ‘올바른 힘의 항거’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언론과 기자의 ‘힘’은 바로 이런 것이다. 당시 군부에 의해 일부 언론사는 ‘강제 폐간’을 당했고 많은 기자들이 ‘강제 해직’을 당하는 등 심한 고초를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자랑스런 모습이다.
‘힘’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선 안 된다. 언론과 기자들의 ‘힘의 선용’ 부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적 부흥과 성공이 과연 정부 당국의 치적(治積)만으로 이뤄진 것일까?!. 또한 지구촌 많은 나라들이 앞 다퉈 벤치마킹 하겠다고 법석 중인 ‘한강의 기적’이나 오늘날 우리가 구가하고 있는 삶의 풍요 등은 과연 정부 정책만의 치적(治積)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정부정책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적 계몽에 앞장선 언론과 기자들이 없었다면 어떤 결과도 얻어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언론과 언론인들이 기여한 치적(峙積)은 숫자로 셈할 수 없을 정도라는 건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박정희 정부는 경제부흥 정책과 병행하여 중화학공업 건설에 국력을 집중했다. 창원기계공업단지와 여천석유화학단지, 옥포조선소, 포항종합제철소 건설 등에 힘을 기울였고 같은 기간 중 경부고속도로도 건설돼 국토의 대동맥으로서 대한민국의 산업 및 물류혁명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수도권의 변방이던 구로동에는 의류 봉제공단 이 들어서면서 수많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무역입국(貿易立國) 실현의 기틀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종합무역상사들의 활발한 움직임 가운데 신흥재벌기업들이 연이어 탄생한 바 있다. 국민정신운동으로 출범한 새마을운동도 빼놓을 수 없는 국민적 쾌거였다. 이어 국군 현대화(방산업의 시초)와 ‘중동건설 붐’등도 이 기간 중에 진행된 역사의 한 페이지이다.
필자가 당시의 상황을 조목조목 들춰내 나열하는 까닭은 ‘언론의 힘’에 대한 명암(明暗)을 가능한 분명하게 여러분에게 소상히 전해야겠다는 이유에서다.
만일 언론이 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면 과연 이 같은 엄청난 개혁과 경제발전, 소위 말하는 ‘한강의 기적’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지금처럼 미디어 기능이 다양하지 못했던 당시의 상황에선 언론의 힘, 즉 국가정책과 국민적 여론을 한 곳으로 집중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전무(全無)했다고 봐야 한다.
국민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도 또한 절대적이었다. 다른 일각에선 국가적 홍보활동 이외에 경제 사회적 병폐와 비리, 부정부패 등을 적나라하게 파헤쳐 고발함으로서 이를 일거에 척결하는 중차대한 임무도 수행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박수와 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런 다양한 역할로 결국 언론은 막강한 힘을 보유하게 됐던 것이다.
언론과 기자의 막강한 힘과 관련하여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가 있다. 힘 있는 자는 바로 그 힘 때문에 자멸(自滅)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30여년 현장을 뛰면서 수많은 언론매체와 기자들이 바로 그 ‘막강한 힘’ 을 잘 못 씀으로서 패가망신(敗家亡身)하는 참혹한 모습을 아주 가까이서 눈으로 직접 지켜봤다. 지금까지 비감함을 지울 수 없다. 힘을 선용하느냐, 아니면 오용(誤用)하느냐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언론매체와 언론인들이 지니고 있는 힘을 집중적으로 써야할 곳은 명확하다. 약자의 편에서 그들의 손과 발, 귀와 입이 돼야만 한다. 그러면서 불의에 항거하고, 정론직필에 매진해야 한다는 말이다. 바로 이것이 ‘기자정신’이다. 특히 옴부즈맨 기자의 입장이라면 더 더욱 이 부분에 신경을 집중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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