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김형오 칼럼] 공직기강 해이 도(度)를 넘었다. “50년 전에는 이렇지는 않았다˝
보훈부 모 팀장 “공무원은 사람이 아닌가요?”
2026년 01월 11일 [옴부즈맨뉴스]

↑↑ 본지 발행인 겸 대한민국옴부즈맨총연맹 상임대표 김형오 행정학박사
ⓒ 옴부즈맨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 시무식에서 공무원의 기강해이를 질타했다. “공무원은 퇴근시간이 없는 것”이라는 말로 국민에 대한 무한봉사를 피력했다. 그래서 공무원을 “공복(公僕)”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작금의 공무원의 모습은 “국민에 대한 ‘봉사(奉仕)’보다는 자신을 위한 ‘보신(保身)’”이라는 말이 공직을 대변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그래도 가장 달라진 모습은 상당한 공무원이 친절해 졌다는 것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또 한가지는 부패의 크기가 커졌지만 빈도는 크게 줄어 들었다는 것이고, 그 수도 특수직을 제외하고는 현저히 줄었다. 그러나 그 수단은 다기화되고, 고도로 지능화 되었다는 것이다.
뇌물을 개인이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세탁예금계좌를 통해 제삼자가 관리하는 신종 부패가 자리를 잡고 있다.
공무원 청렴은 그렇다치더라도 복무기강은 한마디로 엉망이다. 출퇴근, 연·휴가, 점심시간, 전화받기 등이 그렇다. 필자가 공직을 했던 “50년 전에도 이러진 않했다” 현재의 이들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 조직인지 묻고 싶다.
▲ 고무줄 출퇴근이 관행처럼...
공무원 복무규정에는 오전 9시에 출근하여 오후 6에 퇴근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육아케어를 위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등 공무원 출퇴근이 유연성을 갖게 됐다. 문제는 이러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 하더라도 상당 수의 공무원들이 출근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원인들이 출근시간을 맞춰 부서를 찾았지만 아직 출근을 하지 않았거나, 회의 중이라는 옆 직원의 변명으로 민원인을 되돌려 보내는 일이 다반사다.
특히 출장시 청사에 복귀를 하지 않고 줄곧 퇴근을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실제 전화로 해당 직원을 찾았을 경우 출장 중이다는 말을 듣고, 6시가 되어가는 시간에 전화를 하게 되면 전화를 받지 않거나, 수 십번 전화를 하다보면 옆 직원이 전화를 받아 “회의 중”이라고 전한다. 6시 퇴근 시간이 지나서는 당연히 전화를 받지 않는다. 지금 공무원의 출퇴근에는 규제가 없다. 부서장조차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으니 실과의 출퇴근 규정은 무용지물이다. 오후 5:30만 되면 전화불통 현상이 되고, 하나 둘 퇴청을 한다. 이게 현 공무원의 출·퇴근 문화다.
▲ 시민은 안중에 없는 연·휴가
필자가 공직할 때는 징검다리 연가, 월·금(당시 토요일) 연가는 금지되어 있었다. 법정 연가이외는 공무원들이 이 기간에는 연가를 쓰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는 말이다. 지난해 12.26과 금년 1.2 공고롭게도 무슨일이 있어 대전·세종 청사 몇몇 부서에 전화를 한 일이 있다.
12월26일은 성탄절과 토·일요일로 이어지고, 1월 2일은 1부터 토·일로 이어지며 4일간 연휴를 즐길 수 있는 징검다리 요일이다. 미안하지만 이 양일에 대전·세종청사는 거의 전 부서가 “개점 휴업” 상태였다. 각 부서가 하루 종일 거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필자는 수 십번의 전화 끝에 대전에 있는 보훈부와 어렵살이 통화가 되었다. 담당직원을 찾았더니 연가라고 했다. 그래서 필자는 “이럴 수가 있느냐, 어떻게 연휴 징검다리 요일에 연가를 내느냐 국민은 어떻게 하라고요”라고 물었다. 그 부서의 모팀장은 “공무원은 사람이 아니냐? 일이 있으면 연가를 쓸수 있죠? 법에서 연간 20일 연가 쓰도록 되어 있어요”라며 따지고 들었다.
너무나 황당하고, 먹먹했지만 이를 참고 용건을 말했더니 “ 그것은 담당 주무관이 답변할 문제입니다. 1.5일 직원이 나오면 연락주세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직원이 연가를 사용할 경우 업무 대리인도 지정되어 있지 않다는 말이다.
“공무원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공무원이 공복 맞냐?” 라는 자조 섞인 미소만이 입가에 서 번져 나갔다.
▲ 점심시간은 1시간 30분, 민원공백 대책이 없다.
언제부터서인가 공무원 점심시간이 11:30부터 13:00까지로 되어 있다. 행안부에 확인해보니 지금도 공무원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로 되어 있다고 한다.
공무원들은 11시 30분부터 점심을 먹기 위해 줄줄이 청사를 빠져나오거나, 구내식당에서 줄을 선다. 그리고 커피타임을 갖고 1시쯤 귀청을 한다. 국민에게 봉사해야할 30분을 도둑질한 셈이다.
11시30분부터 12시 사이에 찾아 온 민원인은 다시 돌아가거나 1시까지 1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교대로 사무실을 지킨 공무원도 없고, 대리인도 없다. 이 시간대에 오는 전화민원은 아예 받을 수가 없다. 점심을 먹기 위해 국민의 시간마저 빼앗아 가는 공무원 점심시간 이래도 되는지 묻고싶다.
▲ 국민과의 불통전화 왜 설치하나요?
관청에 전화를 왜 설치하는지 모르겠다. 공공기관에 전화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아쉬우면 찾아오라는 것 같다. 그나마 지자체 전화는 늦게나마 받는다. 중앙부처나 검찰청, 법원, 세무서, 경찰, 노동청 산하 기관 등은 전화걸다가 흰머리 난다. 그리고 불친절이 개선되지 않는다. 특히 검찰·법원은 불친절하기 하늘을 찌르며 변호사를 안내하기 일쑤다.
50년 전에도 전화벨이 3번 이상 울리지 않도록 전화 교육을 받았다. 누구 전회이든지 간에 3번 전화벨이 울리기 전에 당겨 받았다. 지금은 몇 번의 벨소리가 나면 의례히 “지금은 부재 중이니 다음에 전화하세요”라며 전화가 끊어진다. 하루 종일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 기관이 수두룩하다. 아예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공무원들이 국민 위에 군림해야 한다는 갑질통치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과장이나 국장 또는 부서장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다. 고관대작이랍시고 비서나 직원이 당겨 받아 “회의중”이나 “출장중”이라며 바꿔주질 않는다. 귀찮다는 말이다. 필자가 부처장이라면 골치 아픈 모든 민원전화를 솔선해서 받겠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만큼 소관업무를 모르거나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옆 직원이 전화를 받은 경우에 메모를 하여 담당 직원에게 전해 주겠다고 하거나 전화를 걸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그 이후 함흥차사다. 거의 전화가 오지 않는다. 그만큼 국민을 무시하거나 얕잡아 본다는 말이다.
때로는 민원인에게 트집을 잡아 시비를 건다. “왜 반말을 하느냐? 왜 큰 소리를 치느냐? 무엇을 알고 말하라,”라고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린다. 또 “어르신, 선생님”하며 깍듯이 존어를 쓰며 조롱하고 비꼬며 약을 올린다.
물론 무리한 국민들의 욕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다. 또 거칠고 무례한 민원인들의 언사에 일일이 대응할 수는 없다. 그러다치더라도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공복이며, 국민의 머슴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국민과 맞대응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자세와 행정철학이 시대정신이 아닐까 싶다.
위에서와 같이 지금 대한민국 공공기관의 공직기강이 무너질대로 무너져 있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차치하더라도 공직의 기본이며 근본인 복무기강이 해이해 지면 국가기강이 흔들린다. 정치인들이 중앙정부의 부처나 모든 지자체를 장악하면서 딴 생각에만 매몰되어 공직기강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시무식에서 공무원의 기강해이를 질타한 대통령의 영이 얼마나 파급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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