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고 일부 학생들 시국선언 ˝누가 반국가세력이냐?˝
13일 '윤석열 퇴진 집회' 참석해 발표... '함께 모인 거창고 학생들' 명의
2024년 12월 14일 [옴부즈맨뉴스]
↑↑ 경남 거창고등학교 일부 학생들이 13일 저녁 거창군청 앞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국선언을 했다.(사진 = 유튜브 캡쳐)
ⓒ 옴부즈맨뉴스
경남 거창고등학교 일부 학생들이 13일 저녁 거창군청 앞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국선언을 했다.(사진 = 유튜브 캡쳐)
[거창, 옴부즈맨뉴스] 강광성 취재본부장 = '12·3 윤석열 내란 사태'와 관련한 시국선언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고등학생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남 거창고등학교 학생 일부가 13일 늦은 오후 거창군청 앞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석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경남에서는 산청 간디고 학생 68명이 지난 6일 시국선언을 내기도 했다.
거창고 학생들의 시국선언은 학생회나 전체 학생들이 참여한 게 아니라 이날 거창군청 앞 광장에 나온 학생들이 한 것으로 '함께 모인 거창고 학생들'을 대표해 2명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표할 당시 상황에 대해, 거창고 학생들은 시험 하루 전날이었다며 "교과서 대신 핸드폰을 열고 새벽까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라고 했다. 비상계엄령으로 인해 환율이 치솟고 국가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을 설명한 학생들은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 군인들이 총을 들고 국회를 장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반국가세력'에 대해 학생들은 "도대체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세력은 누구입니까?"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총 25차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 수치는 이승만의 뒤를 잇는 기록입니다. 박정희도, 전두환도, 탄핵당한 박근혜도 깨지 못한 기록입니다. 대체 누가 반국가세력입니까?"라고 했다.
7일 있었던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했던 것에 대해, 학생들은 "왜 국민들에게 본인을 뽑아달라고,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말하면서, 국회의원들은 왜 당연한 의무인 투표에 참여하지조차 않으십니까?"라며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으십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한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관계자들을 처벌하라", "모든 정치인은 국민이 위임한 민주적 권한을 헌정 질서 회복과 정국 안정화를 위해 올바르게 사용하다"라고 외쳤다.
↑↑ 거창고등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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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시국선언 전문이다.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거창고등학교 학생들의 시국선언]
계엄이 선포되었던 그 날은 거창고 학생 전원이 시험공부를 하던, 평소와 똑 같은 날이었습니다. 모든 학생이 다음 날 시험을 치러야 함에도 불구하고 계엄이 해제되기까지 많은 학생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뉴스를 보았습니다. 교과서 대신 핸드폰을 열고, 새벽까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저희는 그 새벽 군인들이 국회를 에워싸고 국회의원이 담을 넘고 시민들이 맨놈으로 장갑차를 막아서며 울부짖는 것을 보았습니다. 국민들이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구괴 앞으로 모이는 것을, 저희는 보았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민주적인 나라에서 여행 금지 권고 국가로 전락하는 것을 저희의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이는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이, 대통령 한 사람으로 인해 눈 독듯 녹아버렸습니다. 대한민국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엄 발표 몇 시간 전, 시험공부를 위해 확인할 때만 해도 1300원대였던 환율이, 계엄 선포로 인해 144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한번 상실한 나라의 신뢰도는, 이제 언제 회복될지 모릅니다. 이미 세계가 다 지켜보았습니다.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 군인들이 총을 들고 국회를 장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도저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계엄선포를 하며 '척결'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믿기 힘들었습니다. 반국가세력을 척결한다고 비상계엄을 선포하고서는 계엄군을 국회와 선관위에 보낸다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반국가세력이라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반국가세력이 될 것입니다. 도대체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세력은 누구입니까? 대통령의 권력 독점을 막는 사람들이 반국가세력입니까? 매일 밤 국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있는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입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총 25차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 수치는 이승만의 뒤를 잇는 기록입니다. 박정희도, 전두환도, 탄핵 당한 박근혜도 깨지 못한 기록입니다. 대체 누가 반국가세력입니까? 우리 모두 답을 알고 있지만, 우리의 소신대로 외치고 있지만, 대통령만 아직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나라는, 대한민국은, 수많은 민주주의의 발자취 아래 세워졌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4월 19일의 외침소리를, 5월 광주의 탄식소리를, 8년 전 광화문 앞에서의 간절한 바램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보았습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의 외침을 무시하고 본회의장을 떠나는 것을 실시간으로 지켜보았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왜 그 아츰을 알면서도 모른체 하십니까? 왜 동참하지 않으십니까? 왜 느끼고 연대하지 않으십니까? 국민의 대표이면서, 국회 앞에 모은 국민들의 뜻을 왜 실현시키지 않으십니까? 왜 국민들에게 본인을 뽑아달라고,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말하면서, 국회의원들은 왜 당연한 의무인 투표에 참여하지조차 않으십니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이제 저희 거창고 학생들은 세월호에서 쓸쓸하고 억우라게 죽어갔던 단원고 학생들과 같은 나이를 맞대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어보니, 이루고 싶은 것도, 해내고 싶은 것도 많아졌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 꿈들을, 바램들을 이루지 못하고 추운 바다 속에서 어른들의 구조만을 기다리며 죽어간 학생들의 일이, 이제 비단 남의 일 같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는 한국사 교과서 속 문장이, 그저 문장만으로 남아 있지 않음을, 언제라도 우리에게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이제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침묵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지난 70년 동안 많은 이에게 빚을 졌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자리에 설 때입니다. 더 이상 민주주의를 누군가에게 미루고, 빛질 수는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교과서 밖으로 나올 것입니다.
학생 여러분, 우리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듣지 않기로 약속한 세대입니다. 그런 명령과 외침에는 당당히 불복종해야 함을 경험한 세대입니다. 다가올 봄에는, 아니 다음 세대에는, 아디 그것을 넘어서서 이제 다시는 대한민국에는, 윤석열 같은 지도자를 둘 순 없습니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헌법을 두려워하지 않는 대통령을, 우리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계엄선포가 고도의 정치적 전략이라는 국회의원과 대통령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야말로 진정한 '국민의 힘'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제 저희는 당당히 선언합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윤석열 정권에 맞서, 대한민국의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억하며, 저희는 울부짖으며 나아갈 것입니다. 다함께 목소리로 외칩시다.
1.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2.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한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관계자들을 처벌하라.
3. 모든 정치인은 국민이 위임한 민주적 권한을 헌정 질서 회복과 정국 안정화를 위해 올바르게 사용하다.
2024년 12월 13일. 함께 모인 거창고등학교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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